MIHO BOOKSALON REVIEW
세상에서 가장 쉬운 본질 육아
"진짜 가르쳐야 할 것은 국영수가 아닌 가치다!"
안녕하세요, #미호언니 입니다.
최근 희극인 이수지의 한국 교육열을 풍자하는 영상이 화제가 되었죠. 그녀의 제이미맘 패러디 영상은 620만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이슈가 되었는데요, 사회 풍자로 가볍게 웃어넘기는 분도 많았지만 불쾌하다는 평도 많아 결국 관련 영상은 내려졌다고 합니다. 저는 아직 아이가 어려 학원 라이딩을 해보진 않았습니다만 부모인지라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완벽하게 키우고 싶다는 욕심
부모는 국영수를 교육하는 데 집중할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가치와 마음자세를 가르치는 데 집중해야 한다. p.53
5년 전 아이를 낳은 저는 다짐했습니다. 할 수 있는 모든 정성을 들여 키우겠노라고 말이죠. 누구나 아이를 완벽하게 키우고 싶다는 욕망을 가질 거예요. 저 역시 마찬가지였는데요, 아이가 돌이 지나자 저는 넘치는 의욕으로 발달을 위한 시간표를 짜기 시작했어요.
문화센터의 인기 강좌를 물색해 수강 신청일이 되면 아침부터 대기해 신청했습니다. 의욕이 넘칠 때는 일주일에 총 3개의 강좌를 듣기도 했어요. 이처럼 저는 매주 아이와 갈 문화센터 수업이 있었고, 집에서도 발달에 좋다는 놀이를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그 결과는 무엇이었을까요? 아이의 우수한 발달이요? 아닙니다. 그 결과는 저의 기진맥진이었습니다.
희생은 옳지 않다
워킹맘이든 전업맘이든 절대 자신을 갈아 넣어 아이의 삶을 풍성하게 하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라고 나는 항상 말한다.
가장 좋은 방향은 내가 내 삶을 풍성하게 살아가면서 육아를 함께하는 것이다.
물론 부모로서 어느 정도의 희생은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나의 삶을 다 포기하고 밀착 육아를 하면서 아이의 삶을 설계하는 것은 아이도 바라는 바가 아닐뿐더러 아이를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성인으로 기르는 데 걸림돌이 될 뿐이다. p.28
저는 흔히 말하는 '3년 신화'에 갇혀 아이를 키웠습니다. 저의 목표는 36개월까지 가정 보육을 하는 것이었는데요, 그 이유는 제 전공이 청소년 교육인지라 발달에 대한 신념이 확고했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인 아동 심리학자 스티브 비덜프는 책《3살까지는 엄마가 키워라》에서 다양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가정 보육의 중요성을 피력합니다. 두뇌 성장을 위해 아기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보호자의 애정이자 반응이라고 해요. 하지만 보육 시설에는 원아가 많아 필요한 돌봄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경험적으로 깨달았어요. 육아가 성향에 맞지 않는 부모가 3세 신화에 갇혀 무조건적인 희생으로 아이를 돌보다간 아이와 부모 모두 병들 수 있다는 것을요. 도움을 구할 수 있는 곳이 어린이집이라면 그 도움을 적극 받아야 합니다.
육아가 체질에 맞아도 아이를 돌볼 환경적 여건이 안되는 경우도 있죠. 예를 들어 외벌이만으로 생활이 어렵다면 맞벌이를 해야합니다. 이처럼 상황에 맞게 유연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해요. 《하루 3시간 엄마 냄새》의 저자 이현수 박사 역시 말합니다. 맞벌이를 해도, 하루종일 아이와 붙어 있지 않아도 괜찮다고요. 정말 중요한 것은 아이와 보내는 시간의 양이 아닌 질이라고 말입니다.
아이만을 위해 사는 것은 사실 균형이 깨진 삶이기도 해요. 부모가 지나친 희생을 하면, 인간이기에 자녀에게 댓가를 바라게 될 수도 있어요. 부모의 기대는 아이에게 부담을 줄테고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는 행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종종 멈추어 생각해 봐야 합니다. '왜 아이에게 이렇게까지 해주고 싶어하지?' 내가 가진 열등감이나 못다한 노력을 아이가 대신 해결해주리라 믿는 것은 아닌지 분명히 생각해봐야겠습니다.
학원 대신 다양한 경험
아이에게 공부 외의 많은 경험을 시켜주고 아이의 관심과 흥미를 잘 관찰해서 지지해주어라.
아직 아이이기 때문에 아이의 흥미는 얼마든지 변할 수 있지만 그것 또한 정상적인 발달 과정이다.
그렇게 아이에게 흥미와 호기심, 그리고 의미라는 내적 동기를 북돋아주는 것이 진정한 부모의 역할이다. p.125
이 책의 저자는 존스 홉킨스 소아정신과 교수인데요, 그녀가 지켜본 바 미국 아이들은 방과 후에 다 놀러 나가는 반면 한국의 아이들은 학원 공부를 하러 간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사는 게 재미있어야 하는데, 한국 아이들은 공부로 들들 볶이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하네요. 물론 공부도 중요하지요.
하지만 수많은 육아서에서 수많은 전문가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합니다. 아이들 발달에는 놀이가 필수이고, 특히 뇌가 한창 발달하는 영유아기에는 놀이가 전부라고요. 지나영 교수 역시 발달에 '틀이 없는 놀이'가 아주 좋다고 일러주는데요, 흙을 가지고 놀고 숲에서 뛰어노는 등 규칙 없이 노는 활동을 많이 할 수 있게 해주라네요.
덜 애써도 괜찮아요.
지금도 육아서와 육아 정보는 넘쳐난다. 그러나 부모에게 더 많은 것을 하라고 조언하는 경우가 많다. 안 그래도 무거운 짐에 무게를 더 싣는 것이다.
반면에 나는 더 애쓰는 것이 답이 아니라 덜 애쓰는 것이 답이라고 말한다. p.6
한없이 소중하기만 한 내 아이에게 더 많은 것을 해주고 싶은 마음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책을 통해 넘치는 마음을 진정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뭔가 더 해주려고 찾아보는 시간에 '진짜 부모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 부모는 어른이라 아이에 비해 잘하는 게 많을 뿐, 완성된 존재가 아니라는 것도 명심하게 되었어요. 부모는 아이와 함께 성장해 가는 존재인 것이죠.
그리고 우리는 아이의 성취로 기쁨을 얻으려 하는 대신 나만의 '내적 동기'를 찾아야 합니다. 내 아이가 어떤 테스트에서 좋은 등급을 받으면 부모로서 당연히 기분이 좋죠. 하지만 그것은 아이의 기쁨이자 성취입니다. 거기서 나를 분리해야 해요. 저자는 외적 동기가 아닌 건강한 내적 동기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는데요, 자신의 삶을 잘 살아가는 성인으로 자녀를 길러내는 보람이 바로 그 내적동기가 되어야 한다고 일러줍니다.
자식은 사랑하려고 낳는 것.
"아이고 나영아, 자식은 잘 키우려고 낳는 게 아니다. 자식은 사랑하려고 낳는 기다." p.280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내용이예요. 지나영 교수의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인데요. 저는 이 말로부터 육아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아이를 '잘 키우려' 노력 했어요. 늘 더 해줄 수 있는 게 없을까? 내 아이의 부족한 점은 무엇이며, 어떻게 그걸 메워줄 수 있을까? 만 생각해 왔어요. 당연히 늘 고민했고 지쳤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말합니다. 육아의 본질은 아이를 사랑하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가치를 가르치는 것이라고요. 아이들은 이미 자신만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부모의 역할은 그것을 펼치도록 돕는 것이라고 알려줍니다.
문화센터 강의로 스케쥴을 채우고 혼자 뿌듯해 했던 저는 제이미맘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본질 육아를 읽고 다른 생각을 해볼 수 있었어요. 아이가 본격적인 학령기가 되면 저도 어떻게 변할지 몰라요.(ㅎㅎ) 그렇기에 이 책은 두고두고 읽어야겠습니다. 꼭 한 번 읽어보셔서, 아이를 키우는 목적을 다시 생각해보시면 좋겠어요. 마음의 여유와 평화를 되찾는 분이 많아지시길 바랍니다.
같이 읽을 책 추천
다섯돌 이전의 아이를 키우고 있다면, 《세 살, 이제 막 시작하는 육아》
세 살, 이제 막 시작하는 육아 (서천석/김영사)
MIHO BOOKSALON REVIEW세 살, 이제 막 시작하는 육아"삶의 기초를 만드는 부모의 말과 행동"안녕하세요, #미호언니 입니다.저는 44개월이 된 딸을 키우고 있는데요, 아이가 크면 클수록 어떻게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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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지나영
- 출판
- 21세기북스
- 출판일
- 202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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